어민들 “우린 이제 몰살… 방류 땐 집단행동 불사”

입력 2023-07-05 04:07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위원들이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내용을 접한 어민과 환경단체들은 “보고서가 우리에겐 비용청구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기삼 전국어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민은 이제 몰살이다. 국민이 우리 수산물을 안 먹으면 어민들이 갈 데가 있느냐”며 “어촌마을 대부분이 고령화돼 있는데 어업이 아니면 어떤 일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토로했다.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곧 수산물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무총장은 “생계형 어업이 망하게 생겼는데, 총파업을 하자는 목소리가 안 나오겠나”라고 했다.

시민사회는 IAEA의 보고서만 갖고는 오염수 방류를 허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AEA의 보고서가 오염수 방류로 인한 예상 피해를 정확히 평가 및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염수 유해성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는 상황에서 IAEA 발표만으로 오염수 투기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시스템인)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가 방사성 물질을 거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인데 성능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알프스 설계 수명이 언제까지인지, 고장 났을 때의 대책 등 장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은 “IAEA도 오염수 정보를 일본 동의 없이 얻기 힘든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라며 “몇십 년 동안 바다와 먹거리 조사를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IAEA 보고서는 사실상 비용청구서다”고 지적했다.

김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