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영아’ 산모들 찾아가니 “베이비박스에 넣었다” 주장

입력 2023-07-04 00:04
지난달 30일 경남경찰청 관계자들이 경남 거제시 한 야산에서 생후 5일 만에 살해된 유아의 시신을 찾고 있다. 친모는 아이를 살해해 이곳에 암매장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하천에 유기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남경찰청 제공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 영아’에 대해 전국적인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기북부 지역에서도 아동 6명의 소재 파악이 진행 중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3일 오전까지 남양주 1명, 연천 1명, 포천 4명 등 6명에 대한 수사의뢰가 들어와 수사에 착수했다. 남양주에서 2015년 태어난 아기는 당시 만 20세이던 친모가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성은 경찰에서 “키울 여력이 없어 잘 키워줄 사람에게 보냈다”고 진술했다.

또 연천에 주소지를 두고 수년 전 출산한 다른 친모는 “아이를 서울에 있는 교회 앞에 두고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천시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4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소재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공식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기준 수사 의뢰된 아동 8명 중 7명이 서울 소재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것으로 확인했다. 나머지 1명도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는 친모 진술을 확보했다.

베이비박스는 자녀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교회가 마련한 보호용 상자다. 현재 서울과 경기 군포에 있는 교회 2곳에서 운영 중이다.

인천경찰청은 아동 7명에 대해 내사 중이다. 부모들은 베이비박스 또는 교회 등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5년 군포 베이비박스에 딸을 유기한 30대 친모를 아동복지법상 영아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딸을 유기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았던 점 등이 고려됐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까지 경산 5명, 영천 1명, 김천 1명, 구미 1명 등 아동 8명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베이비박스 등에 아이를 유기했다고 부모들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대구에서도 아동 4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 중 국내에 불법체류하던 태국 출신 부모가 2015년 한국 지인의 명의를 빌려 출산한 뒤 아기와 함께 출국한 사례도 확인했다. 경찰은 친모와 아기가 안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부산=윤일선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