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원가량 줄며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36조원까지 늘어났다. 5월까지 세수 목표치 대비 걷힌 비율은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부진 속에 법인세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30일 기획재정부는 5월 국세수입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1∼5월 국세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36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5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가장 큰 세수 감소 폭이다. 5월 한 달간 국세수입은 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세수 목표 중 실제로 걷힌 비율을 뜻하는 진도율은 40%에 그쳤다. 이는 정부가 관련 수치를 보유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해 5월의 49.7%, 최근 5년 평균 5월 진도율 47.5%를 크게 밑돌았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똑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1조원이 비게 된다.
법인세는 올해 세수 ‘펑크’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법인세는 4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7조3000억원(28.4%) 덜 걷혔다. 올해 세수 부족분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 흐름 속에 기업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소득세도 줄었다. 지난달까지 걷힌 소득세는 5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6000억원(15.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택매매량이 31.3% 감소한 가운데 양도소득세는 8조9000억원 급감했다.
세수 구멍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대 산업지표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 신호가 보이지 않는 등 경기 반등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6월이나 7월은 세수 상황에 개선 여지가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올해 세수를 재추계해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