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 가공해 ‘꿀정보’ 만드는 스타트업들

입력 2023-06-30 04:03

방대하고 난해한 공공데이터를 ‘보기 쉽고 알기 쉽게’ 가공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 각 부처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각종 정보를 공개하지만 접근이나 이용 방법이 까다로워 대부분이 사실상 방치된다. 이런 구슬을 꿰어 유용한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건 주로 스타트업이다.

소프트베리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정보 애플리케이션 ‘EV Infra(인프라)’는 환경부가 보유한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를 활용한다. 전국 전기차 충전소 위치와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충전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EV Pay)를 제공한다. 전기차 이용자끼리 충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리뷰 기능을 넣고 커뮤니티도 개설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방문한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나 고장 여부 같은 현황을 남길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장기요양시설 데이터는 ‘케어닥’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케어닥은 국가기관 평가와 실사용자 후기 등을 기반으로 전국 4만여개 요양시설과 7000명에 이르는 노인 돌봄 전문가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전국 요양시설을 비교하고 예산 및 건강상태 등 개인 상황에 맞는 간병인을 추천한다. 간병인과 요양보호사의 사진과 경력, 최근 돌봄 이력 등이 담긴 프로필과 이용자 후기를 제공한다.

뷰티테크 스타트업인 버드뷰는 식약처 데이터를 활용한 화장품 성분 조회 서비스 ‘화해’를 운영 중이다. 앱 다운로드가 1100만건을 넘긴 이 서비스는 식약처가 공개한 화장품 성분 데이터에 고객 사용기를 얹어 개인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 선택에 도움을 준다. 화해는 전문용어로 가득한 화장품 성분을 일반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보여준다. 성분 분석을 통한 피부 타입별 맞춤형 위험도를 표시해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호갱노노’는 월 이용자 300만명 이상인 ‘국민 부동산 플랫폼’이다. 이 앱은 한 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 아파트 실거래가를 그래프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입지, 교통, 학군 등 참고 정보도 앱에서 보기 쉽게 구현했다. 지역별 이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부동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29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며 “공공데이터라는 원석이 스타트업과 이용자들을 통해 보석으로 가공되는 선순환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