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입했다 발각돼 격추됐던 중국 ‘정찰풍선’ 안에 미국산 첨단기술 장비가 가득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 정찰풍선 잔해물에 대한 정밀조사에 참여했던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미국산 장비들이 발견됐다”면서 “수집된 데이터가 이 기기들 안에 그대로 들어있었지만 중국군 또는 정보기관으로 전송되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국 수사·정보기관과 군 당국은 정찰풍선 잔해가 수거된 즉시 이에 대한 합동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 수사·정보 당국에 따르면 정찰풍선에 장착된 각종 미국산 장비들은 온라인으로 살 수 있는 상업용 기기가 대다수였다. 이들 기기는 중국산 센서가 부착돼 특정 대상물의 사진과 동영상 등을 수집할 수 있도록 개조돼 있었다.
관측장비 안에 기록된 데이터는 이 풍선이 약 8일간 알래스카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 영토 안으로 들어와 수집한 각종 정보였다고 한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신문과의 접촉에서 “이번 1차 조사에서 드러난 정황으로 판단해보면 중국 정부가 주장했던 ‘기상관측용 풍선’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정 대상을 관찰하거나 정보를 수집하려는 ‘스파이 풍선’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집된 정보가 중국 기관으로 전송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면서 “기술적 결함으로 정보 전송이 실패한 건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정보 전송을 하지 않은 건지는 확실치 않다”고 언급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