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타민, 마술 버섯, LSD… 약물에 중독된 실리콘밸리 CEO들

입력 2023-06-29 04:07

테슬라 창업자이자 스페이스X,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강력한 마취 환각제인 ‘케타민’을 복용한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마술 버섯(magic mushrooms)’에 취해 있고, 세계 최고의 벤처캐피털사인 ‘파운더스 펀드’의 CEO 피터 틸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은 정기적으로 환각 파티를 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전 세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실리콘밸리가 환각물질(psychedelics)에 중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의 케타민 복용 사실을 전하며 “주변인들이 그가 케타민을 사용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복용 사실을 그로부터 직접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브린이 복용하는 마술 버섯은 강력한 환각 성분을 지녀 복용이 금지된 일종의 독버섯이다. 미량을 복용하면 마술에 걸린 것처럼 환각에 빠져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WSJ는 “실리콘밸리에선 마약과 다름없는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 기업문화가 됐다”면서 “최고위 경영층은 환각제, 그 가운데서도 실로시빈, 케타민, LSD 등을 테크 비즈니스 혁신의 도구처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영업·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한 칼 골드필드는 WSJ와의 접촉에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이 극소량이지만 환각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자’ 중독자들은 펜타닐이나 코카인 등 싸구려 마약엔 손도 대지 않는다. 대신 약학자나 화학자를 직접 고용해 전문 의약품에 해당하는 환각물질을 제조해 ‘매우 엄격한’ 복용량을 지키며 복용한다. 심지어 펀드를 설립해 환각물질 연구에 거금을 투자하기까지 한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환각물질연구협회 콘퍼런스에는 1만20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룰 정도였다.

대체의학으로 포장한 환각물질 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49억 달러 정도였지만, 2029년에는 118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 산업의 최대 투자자는 역시 파운더스 펀드로, 환각성 화합물인 실로시빈의 합법화를 연구하는 ‘컴패스 패스웨이’를 소유하고 있다.

WSJ는 “수년 전만 해도 약물 중독 문제를 취재하면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은 한결같이 부인했지만, 이젠 버젓이 ‘내가 하는 약물은 마약이 아니라 정신적 힘을 주는 에너지’라고 답한다”고 꼬집었다. 또 “머스크와 브린에게 해명과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고 했다. 이어 “파운더스 펀드측은 ‘환각물질이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이를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해당 기사가 온라인에 게재된 뒤 트위터에 “항우울제는 사람을 좀비처럼 만드는 일이 잦다”며 “케타민을 가끔 복용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