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순항… 한수원, 루마니아서 2600억 수주

입력 2023-06-28 04:03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코스민 기처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 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계약식에서 계약서에 서명 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체자르 마놀레 아르메아누 주한루마니아대사, 양국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 기자재 사업에 이어 윤석열정부에서 두 번째로 성사된 원전 설비 수출 계약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코스민 기짜 루마니아 원자력 공사(SNN)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체르나보다 원전 TRF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체자르 아르메아누 주한 루마니아 대사도 자리했다.

TRF는 원전의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되는 중수에서 촉매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분리해 전용 설비에 안전한 형태로 저장하는 장치다. 전 세계적으로 TRF를 상용화해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이다. 한수원은 중수로 방식의 원전인 경북 월성 원전에서 TRF를 가동하고 있다.

사업을 따낸 한수원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동쪽 170㎞ 지역에 있는 체르나보다 원전에 TRF를 설치하게 된다. 총사업비는 1억9500만 유로(약 2600억원)다. 원전 본 시설을 제외한 관련 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사업기간은 다음 달부터 2027년 8월까지 50개월이다. 한수원은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을 맡게 된다.

산업부는 이번 계약이 국내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윤석열정부 국정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 루마니아를 포함한 유럽 지역으로의 원전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루마니아 정부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한수원이 수주전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한수원이 TRF 수출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경우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사업 수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장관은 “윤석열정부의 탈원전 폐기와 강력한 원전수출 추진 의지가 계약을 따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수주를 계속 이어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