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16> 포도원의 두 아들

입력 2023-06-27 03:05
포도원의 두 아들. 안드레이 미로노프 作.

자, 너희의 생각은 어떠하냐
포도원 주인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그 아버지가 첫째 아들에게 말한다
얘야,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해라

그 말에 첫째 아들은 흔쾌히 대답한다
네, 아버지! 가서 일하겠어요
그러나 그는 포도원에 가서 일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도 같은 말을 한다

그 말에 둘째 아들은 투덜대며 대답한다
싫어요, 포도원에 가지 않겠어요
그러나 그는 나중에 뉘우치고 포도원에 가서 일했다
그러면 둘 중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했느냐

사람들이 둘째 아들이라 답하자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천국에 들어간다
너희는 세례 요한이 말한 옳은 길을 따르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뉘우치고 따랐다

<해설> 포도원 주인의 두 아들 비유다(마 21:28~32). 이 비유가 천국에 관해 가르치는 진리는 이러하다. 천국에 들어가는 길은 우리의 ‘말’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께 어떻게 ‘행동’으로 응답하는가에 달렸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두 아들을 둔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 두 아들 중 첫째는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넓게는 선민 이스라엘), 둘째는 ‘세리와 창녀들’(넓게는 이방인들)을 가리킨다. 당시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인 바리새인, 서기관, 사두개인, 장로들은 겉으로는 율법과 의로움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세례 요한이 가르친 의로운 길을 배척하고 예수님의 권위를 부정했다. 반면에 당시 천대받던 소외 계층인 세리와 창녀들은 비록 겉모습은 타락한 듯 보였으나 실제로는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뉘우치는 회개의 삶을 살았다. 그러므로 이런 자들이 천국에 가깝고 또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