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치인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요구하며 연이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우원식 의원은 26일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단식농성에 돌입한 윤재갑 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우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우리의 바다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가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그리고 일본이 방류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정부를 성토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단식농성장을 찾아 “전에 (정부가) 이미 방류에 사실상 동의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 보면 의심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핵 오염수가 한번 바다에 뿌려지면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다”면서 “정부·여당이 후쿠시마 약수터를 매우 아까워하는 것 같은데, 정청래 최고위원이 약수터 물을 떠서 정부·여당에 제공하면 어떻겠냐”고 비꼬기도 했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대표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정미 대표는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마련한 농성장에서 “‘일본 앵무새’ 같은 우리 정부의 거짓말이야말로 실로 괴담”이라며 “일본 정부의 거짓말에 우리 정부가 장단 맞추는 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과거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며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도 근거 없는 괴담을 퍼뜨리며 반정부 여론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드 전자파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북 성주 농산물공판장을 찾아 참외를 시식했다. 김 대표는 성주군청에선 환경영향평가 관련 브리핑을 듣고 “괴담을 퍼뜨린 사람은 ‘전자레인지 참외’라는 조소까지 하면서 성주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줬다”며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사드 전자파는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괴담을 퍼뜨리더니 2010년대에는 참외를, 올해는 청정한 우리나라 수산물로 또다시 괴담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 사태는 후쿠시마 오염수 ‘미리 보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상임위별로 ‘수산물 릴레이 회식’에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망연자실한 수산업 종사자들과 횟집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수산물시장과 횟집에서 릴레이 식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찬을 가졌다.
최승욱 박민지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