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 후 다시 등장한 ‘개딸’ 논란… 민주, 계파갈등 재점화?

입력 2023-06-27 04:08
1년 간의 미국 체류를 마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민주당 계파 갈등이 다시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난 24일 귀국한 만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낙(친이낙연)계가 당분간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불안한 평화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에서 26일 이재명 대표와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공개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개딸’ 문제가 계파 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친낙계에서는 “지금은 ‘이재명 때리기’를 할 때가 아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개딸’ 문제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인 것은 변수다.

다만 친낙계 온건파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일단 단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계파 갈등이 조기에 폭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친낙계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악마화’가 ‘개딸’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됐다”면서 “이심전심으로 ‘이낙연 악마화’에 앞장서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이재명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 전 의원은 이어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최대 라이벌로 생각하고, ‘이낙연 악마화’에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계속 (공격)한다면 저희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이 이 전 대표를 공격하는 것을 이 대표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역시 친낙계인 윤영찬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개딸’이라고 하는 분들께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이 대표를) 독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 대표를 생각하는 마음, 진정성은 알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 대표를 죽이는 길이고, 당을 위축시키고, 왜소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같은 친낙계인 이개호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당이고,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같은데 마음과 뜻을 합해 당 혁신과 내년 총선 승리에 같이 매진하지 않겠나”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친낙계에서도 결이 다른 발언이 나온 것이다.

친명계는 친낙계의 비판을 일축했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그동안 ‘개딸’들에게 ‘비명계를 향한 공격을 멈춰 달라’고 수도 없이 얘기하지 않았느냐”면서 “뭘 얼마나, 어떻게 더 하라는 얘기냐”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25일 서울 종로구 자택 인근에서 측근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강연 등을 비롯한 정치활동 재개를 위해 자택 인근에 사무실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은 오는 7월 서울에서 이 전 대표가 참여하는 심포지엄 또는 토론회 형태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