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가정을 사회의 기원이자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로 창조하셨습니다. 모세는 오늘 본문에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도 함께 지으신 그 의도를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되 남성과 여성이 하나님께서 주신 결혼이란 질서 안에서 서로 유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가 되도록 의도하셨습니다.
남자가 먼저 지음을 받았으나, 하나님의 인간 창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간 창조는 여자가 지음을 받으므로 완성되었습니다. 남자가 존재하고 또한 여자가 존재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뜻을 따라 된 일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매우 특별한 소명을 받지 않은 이상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창조질서, 결혼이란 질서 안에서 자신의 반쪽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선합니다. 가정이야말로 모든 사회적 관계의 기원이며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사회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하나님께서 명하신 질서 아래서 거룩한 유대를 이루게 하시므로, 가정을 통해 하나님의 크신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과 신뢰와 책임과 배려 속에서 연합할 때, 그들은 한 몸이 되고 한 영혼이 돼 진정한 자기실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반쪽과 반쪽이 만나 하나를 이루게 하셨으니, 복된 결혼은 남자로 진정한 남자가 되게 하고, 여자로 진정한 여자가 되게 해줍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남자가 아내를 맞이하므로,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게 하시고, 한 여자가 남편을 맞이하므로, 그 안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하십니다. 부부는 서로의 거울이 돼 서로의 진정한 자아로 자라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하나 되게 하신 부부는 평등한 존재로 서로를 마주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남녀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명시합니다. 남자도 여자도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와 여자는 평등합니다.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로 하와를 지어 아담에게 이끌어 주셨는데, ‘돕는 배필’이란 ‘도움’(에제르)이란 히브리어와 ‘~의 맞은 편에’, ‘동등한’(네게드)이란 단어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러므로 여자를 “돕는 배필”로 만드셨다는 의미는 남자와 여자의 우열을 의미하거나 여자의 비천함을 뜻하지 않고, 동등하게 지음을 받은 인간으로서 마주해 사랑으로 돕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녀는 평등하고 남자와 여자는 동등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할지라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 질서가 존재한다고 가르칩니다.(엡 5:22~25)
하나님께서는 의도적으로 남자를 먼저 지으셨습니다. ‘행위 언약’과 관련된 선악과 명령도 아담에게 먼저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자에게 먼저 말씀을 주시므로, 남자는 하나님께 먼저 받은 것을 여자에게 전하고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에게는 가정에서 머리의 역할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권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위는 남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뜻과 그에 대한 인간의 소명을 이루는 목적으로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 남자는 먼저 받고, 받은 것을 전하고, 받은 것을 향해 아내를 이끌어 가야 했고, 아내는 그것을 도우므로 아담의 뜻도 하와의 뜻도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남자에게 주어진 권위는 권위주의가 될 수 없으며, 여자에게 주어진 조력은 굴종일 수 없습니다. 권위는 뒤집어 풀어내면 하나님 안에서 주어진 아내를 향한 의무요 책임이고 사랑이며, 조력은 하나님 안에서 주어진 남편을 향한 사랑의 방식일 뿐입니다.
박동근 안양 한길교회 목사
◇한길교회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있습니다. 성경, 신앙고백, 장로교회 정치 질서 안에 그리스도의 온전한 통치를 받으며 하나님 나라의 소명을 다하고자 세워진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