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보다 낮춰 잡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용·물가 등의 지표는 개선됐지만,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하반기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전략사업 지원을 통해 ‘수출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종 조율 중이다. 기존 1.6%에서 0.1~0.2% 포인트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경제성장률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현재로서는 (경제성장률) 1.6%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은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한국은행은 기존 1.6%에서 1.4%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에서 1.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6%에서 1.5%로 조정한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1.7%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정부는 다만 ‘상저하저’가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뿐 아니라 원전·인프라·콘텐츠 등 전방위적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발표했던 ‘신성장 4.0 전략’의 구체적 방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