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마철 본격 시작… 집중호우 대비책 점검·보완해야

입력 2023-06-26 04:01
제주도가 장마철에 접어든 25일 제주국제공항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제주와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장마가 본격 시작됐다. 기상청은 오는 27일까지 전국 곳곳에 시간당 20~40㎜의 집중호우가 예상되고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도 정체 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더 세지는 추세이고 특히 올여름엔 옐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 예년보다 강수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니 걱정이다. 지난해 8월 중부지방을 덮친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9월 경북 포항·경주 등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인해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었는데 올해는 그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집중호우가 빈발하고 있는 만큼 행정 당국은 더 꼼꼼하게 대책을 세우고 현장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달 초 범정부 풍수해 대비 TF를 꾸렸는데 협업 체계를 잘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수방시설 설치 및 작동 여부, 집중호우 시 긴급 전파 및 주민 대피 체계 등을 점검해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서둘러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큰 피해가 발생했던 저지대 반지하 주택 및 상가, 지하철역 등은 더더욱 철저히 살펴봐야 하는 건 물론이다.

기상청은 집중호우 시 재난문자를 지자체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발송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태풍 예보 간격도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했는데 실제 상황에서 차질 없이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취약 지역은 문자 전파에만 그치지 말고 담당 공무원과 지역 자율방재단을 통한 대피 체계를 병행할 필요가 있겠다.

지자체들은 저지대 반지하 주택 침수를 막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하고 기존 시설은 보강해 왔는데 빠졌거나 부실 설치된 곳이 없는지를 재차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인근 주민과 직원들에게 물막이판 등 수방시설의 사용법을 숙지시키는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빗물받이와 배수로를 수시 점검해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도로 침수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조치다.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하천 산책로나 저지대 주차장 등에 대한 출입 통제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기상 재난 대비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결되는 일인 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24일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관련 부처에 “장마로 인한 인명 피해 등을 막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라”고 당부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 게다. 집중호우는 물론이고 태풍, 폭염 등 기상 재난이 빈번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고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