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을 꿈꾸는 청년들이 다시 한 번 ‘먹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25일 사흘간의 대장정을 끝맺은 국민일보 주최 ‘성공귀농 행복귀촌 박람회’의 주역은 먹거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청년들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사례가 유독 많았다. 기존 유통 체계와 달리 SNS 등을 활용해 소비자와 접점을 찾는 유통 방식이 눈에 띈다. 성공적인 귀농·귀촌 사례를 보다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는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방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 참여한 곳은 전년(150곳)에 대비 20곳이 늘어난 170곳으로 집계됐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130곳 외에 청년 스타트업 40곳이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해 행사에 참여한 청년 스타트업이 20곳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청년 스타트업이 대거 늘었다. 국민일보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올해의 경우 청년 스타트업만으로 구성한 별도 특설 부스를 운영했다.
달라진 점은 특설 부스를 차지한 청년 스타트업들이 내세운 주력 품목이 익숙한 먹거리였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의 경우 새로운 먹거리인 대체육이 눈길을 끌었고, 지난해에는 미세플라스틱 대체재 등 신선한 품목이 행사의 주류였다. 하지만 올해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품목들이 행사의 중심에 섰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번 행사에서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스윗드오’가 꼽힌다. 유산균 음료 등을 제조하는 스윗드오는 국산 먹거리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남 고흥군에서 재배한 유자와 충남 금산군에서 캐낸 인삼 등을 주 원료로 제품을 만들었다.
이번 행사에 초청으로 참가한 ‘UNFISK109’라는 스타트업도 눈길을 끌었다. 중견기업인 오뚜기 사내 스타트업인 UNFISK109는 참치 대신 대두(콩)를 사용한 참치캔을 선보였다. 생태계 정점에 서 있는 참치살에 미세 플라스틱 등이 축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체재를 만든 것이다. 백종호(36) UNIFSK109 대표는 “비건을 위한 참치 제품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사내 창업을 했다”며 “(제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청년 스타트업이 선보인 제품 대다수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비롯한 새로운 유통 창구를 활로로 삼은 점도 새로운 트렌드다. 귀농·귀촌과 먹거리, 유통을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낸 것이다. 다만 이런 트렌드만으로는 귀농·귀촌 물결을 모두 다 담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은 “지방소멸을 막을 길인 귀농·귀촌을 활성화하려면 의료를 비롯한 거주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다음 달부터 귀농·귀촌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가동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