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4조2교대 근무제도가 중후장대(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 기업들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4조2교대는 2개조가 12시간(주·야간)씩 일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2개월여간의 노사 협의를 마치고 26일부터 4조2교대 근무제를 도입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4조2교대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인천공장을 제외한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이 4조2교대를 먼저 도입했지만, 40대와 50대 근무자가 많은 인천공장에선 근로자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면서 도입이 무산됐었다. 이에 노사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근무체계 개편에 따른 휴식시간, 휴게공간, 통근버스 등 복지제도를 재정비했다.
하루 8시간 일하는 4조3교대에 비해 4조2교대가 근무시간은 4시간 더 늘지만, 총 근무시간엔 변화가 없고 휴무일이 크게 늘어 특히 젊은 세대 근로자들이 선호한다. 고령 근로자 피로 증대와 현장 인력 부족에 대해선, 기업들이 추가 인력 채용을 통해 대응하면서 현장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4조2교대를 도입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4시간 더 일하는 대신 최대 80일 가까운 휴일이 추가로 생겨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는 반응이 많다. 4조3교대 때는 근무 로테이션상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쉴까 말까 했는데 4조2교대 도입 후에는 한 달에 1~2번 주말에 쉴 수 있게 돼 만족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인천뿐 아니라 당진·순천공장 근로자 추가 채용을 실시했고, 교대 근무 일정을 알려주는 ‘교대 달력’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해 운영한다.
중후장대를 대표하는 주요 대기업들에서 4조2교대가 확산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선 포스코가 2011년 4조2교대를 가장 먼저 실시했고,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 4사가 4조2교대를 채택했다. 화학업계에서도 한솔케미칼이 다음 달부터 도입하고,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구성원뿐 아니라 세대를 아울러 4조2교대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