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도 너무 오른 항공료… 공항업계도 쓴소리

입력 2023-06-26 04:04
연합뉴스

공항과 항공사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들은 항공 수송이라는 매개체로 연관돼 있는데, 상호적인 기능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공항이 항공사를 직접 비판하는 일이 벌어졌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공항협의회(ACI)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 이사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항공사가 과도한 항공료를 부과해 업계의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공행진 중인 항공료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사회는 성명에서 플레어 에비에이션 컨설팅과 함께 아태지역 상위 10개 시장 시장에서 3600개 노선을 조사한 결과도 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제선 운임이 최대 50%까지 늘어난 반면 국내선 운임은 10% 미만의 증가세를 보였다. 국제선 항공료 인상률이 높았다는 얘기다.

항공료가 가장 많이 인상된 시장은 인도였다. 인도는 무려 40.9%가 증가했다. 이어 아랍에미레이트(UAE)가 33.5%, 싱가포르가 29.5%, 호주 22.6% 순이었다. 한국 시장의 경우 4.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0개 국가 중 7번째에 해당한다. 가장 적은 인상 폭을 보인 건 중국으로 0.6% 정도 늘었다.

이사회는 항공료가 오르는데 유류비와 인건비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은 맞지만, 이를 따지더라도 인상 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스테파노 바론치 ACI 아태지역 사무총장은 “과도한 항공요금은 항공 여행에 대한 장기적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등 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항공사는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들이 항공사들 비판에 나선 건 매출과 연관이 있다. 공항은 코로나19 내내 적자를 기록했는데, 재개장 이후에도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항공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사회는 “코로나19 시기 내부 리모델링, 활주로 개선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음에도 공항이용 요금을 동결했다”며 “항공사는 소비자들의 억눌린 여행 수요를 이용해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별 항공사들은 이번 성명에 대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