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더 시원하게…. 직장인 장모(29)씨는 올해 처음으로 민소매 티셔츠를 구입했다. 장씨는 “이제까지 민소매는 부끄럽게 느껴져서 입어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 전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 가게 돼서 기분을 내려고 사봤다”며 “SNS에서 민소매를 입은 사람들의 사진을 자주 봐서인지 막상 입어보니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지난달 12일~지난 11일 뷔스티에 탑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8% 뛰었다고 25일 밝혔다. 뷔스티에는 브래지어와 코르셋이 연결된 형태의 여성용 상의다. 민소매 티셔츠의 매출은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W컨셉 역시 민소매 티셔츠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했다. 반팔 티셔츠의 매출 상승률인 45%를 웃도는 수치다.
하의도 짧은 디자인이 인기다. 이 기간 W컨셉의 미니스커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올랐다. 반면 롱스커트의 매출 신장률은 40%에 그쳤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원마일웨어(집 근처 1마일(1.6km)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편한 롱스커트가 꾸준히 인기였는데, 올해는 엔데믹과 더운 날씨가 겹치면서 짧은 치마가 뜨고 있는 것이다.
수영복 중에선 비키니의 판매량이 눈에 띈다. W컨셉은 한 달 간 비키니 매출이 지난해보다 53% 성장했다. 수영복 카테고리 매출이 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짧은 기장의 튜브탑이나 하이 홀터넥 등 새로운 디자인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지그재그에서도 한 달 간 비키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79% 올랐다. 전체 수영복의 매출 상승률은 61%로 그보다 낮았다.
짧은 옷으로 노출이 늘자 제모용품도 많이 팔렸다. G마켓에선 이 기간 레이저 제모기의 매출이 전년 대비 44% 늘었다. 티몬에서는 제모·왁싱용품 매출이 67% 올랐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화장품의 매출도 오름세다. 지난달 17일~지난 16일 W컨셉의 선크림, 선쿠션 등 ‘선케어’ 상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0% 증가했다. 햇빛에 오래 노출된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한 ‘쿨링’ ‘진정’ 등의 키워드 검색량은 50% 급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무더위로 인해 여름 옷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슬리브리스 등 과거에는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있었던 옷들도 올해 들어 색감과 소재,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