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부터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세대를 넘어 6·25 73주년을 맞아 625시간 이상 기도의 불꽃을 모았다. 2006년부터 매년 6월 25일이 끼어 있는 한 주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온 교회 얘기다.
충남 천안중앙교회(신문수 목사) 교인들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나라사랑 기도운동’을 이어갔다. 25일 오전 기준 502명이 참석했고 교인들은 적게는 1시간 많게는 14시간 기도했다. 교회 측이 집계한 총 기도 시간은 716시간이다.
교회 측은 저마다 다른 일상 속에서도 합심하자는 취지에서 1시간 분량의 기도문을 성도들과 공유했다. 42페이지 분량의 기도문에는 나라와 교회 다음세대 선교 세계평화 등 8가지 주제의 기도 내용이 담겼다. 1시간30분 기도한 이사랑(15)양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한 시간 이상 기도하기 쉽지 않았는데 기도문을 따라 읽는 식으로 기도하니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기도문 맨 앞에 등장하는 주제는 ‘나라를 위한 기도’였다.
교인들은 레위기 26장 6~7절과 디모데전서 2장 1~2절을 붙잡고 한반도에 평화가 임하고 위정자들이 윤리적으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북한 지하교회 성도에 대한 보호와 탈북민 복음화도 빼놓지 않았다.
교인들은 기도하면서 감사를 회복했다. 중학교 3학년인 이양은 "한국사 책으로 6·25전쟁을 공부했을 땐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면서도 "기도 중에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처음 가져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기도가 결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교회 노인대학 총무인 김성철(63) 안수집사는 "노인대학 10명 중 7명이 6·25전쟁을 겪으신 80대 이상 어르신"이라며 "나라를 놓고 기도하다가 이분들을 잘 섬기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나라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3년 정도 총무로 섬길 것 같은데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