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부터 어르신 성도까지… 6·25 한 주간 평화 기도를 잇다

입력 2023-06-26 03:02
김성철 천안중앙교회 안수집사가 24일 충남 천안 자택에서 기도문을 읽고 있다. 천안중앙교회 제공

중학생부터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세대를 넘어 6·25 73주년을 맞아 625시간 이상 기도의 불꽃을 모았다. 2006년부터 매년 6월 25일이 끼어 있는 한 주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온 교회 얘기다.

충남 천안중앙교회(신문수 목사) 교인들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나라사랑 기도운동’을 이어갔다. 25일 오전 기준 502명이 참석했고 교인들은 적게는 1시간 많게는 14시간 기도했다. 교회 측이 집계한 총 기도 시간은 716시간이다.

교회 측은 저마다 다른 일상 속에서도 합심하자는 취지에서 1시간 분량의 기도문을 성도들과 공유했다. 42페이지 분량의 기도문에는 나라와 교회 다음세대 선교 세계평화 등 8가지 주제의 기도 내용이 담겼다. 1시간30분 기도한 이사랑(15)양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한 시간 이상 기도하기 쉽지 않았는데 기도문을 따라 읽는 식으로 기도하니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기도문 맨 앞에 등장하는 주제는 ‘나라를 위한 기도’였다.

교인들은 레위기 26장 6~7절과 디모데전서 2장 1~2절을 붙잡고 한반도에 평화가 임하고 위정자들이 윤리적으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북한 지하교회 성도에 대한 보호와 탈북민 복음화도 빼놓지 않았다.

교인들은 기도하면서 감사를 회복했다. 중학교 3학년인 이양은 "한국사 책으로 6·25전쟁을 공부했을 땐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면서도 "기도 중에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처음 가져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기도가 결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교회 노인대학 총무인 김성철(63) 안수집사는 "노인대학 10명 중 7명이 6·25전쟁을 겪으신 80대 이상 어르신"이라며 "나라를 놓고 기도하다가 이분들을 잘 섬기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나라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3년 정도 총무로 섬길 것 같은데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