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은 LDL·HDL?… RC도 체크해야

입력 2023-06-26 18:12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단백질(LDL)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지단백질(HDL)’이 적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총콜레스테롤과 함께 LDL, HDL은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지표로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근래 ‘잔여 콜레스테롤(RC)’이 새로운 예측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중성지방을 많이 갖고 있는 잔여 콜레스테롤은 초저밀도지단백질(VLDL), 중저밀도지단백질(IDL) 등이 해당된다. 총 콜레스테롤에서 LDL과 HDL 수치를 빼고 계산한다. 전체 콜레스테롤의 30~50%를 차지한다. 이 잔여 콜레스테롤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해외에서 잇따라 보고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잔여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특히 젊을수록 더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과 숭실대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당뇨병 없는 성인 850만명을 10년간(2009~2019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30㎎/㎗ 이상)의 9년 뒤 당뇨병 발생은 수치가 낮은 사람(14㎎/㎗ 이하) 보다 배 가량 높았다. 잔여 콜레스테롤이 혈관세포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주요 역할을 하는 췌장 베타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저(低) 잔여 콜레스테롤 군 대비 고(高) 잔여 콜레스테롤 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70세 이상에서 1.2배, 60대 1.51배, 50대 1.9배, 40대 2.47배, 30대 3.07배, 20대 3.06배로 연령이 낮을수록 상승했다.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허지혜 교수는 26일 “나이 많은 사람에서는 다른 원인들이 당뇨병 발병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많고 잔여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다는 것은 당뇨병과 연관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젊은 사람에서 더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적으로 당뇨병 위험이 적은 여성, 공복혈당장애·고혈압·동맥경화 등 대사 이상이 없는 사람에서 높은 잔여 콜레스테롤의 영향이 더 뚜렷했다.

허 교수는 “오히려 건강할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에서 잔여 콜레스테롤이 당뇨병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지표임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Diabetes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