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이 대체불가토큰(NFT) 기업 메타콩즈의 대주주 ‘멋쟁이사자처럼(멋사)’으로부터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투자사는 주당 50만원에 주식을 사들였지만, 매수 2개월 뒤 메타콩즈 경영진과 멋사의 지분 거래 합의 당시 주당 가격은 7300원에 불과했다. 적정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멋사 측에 이익을 챙겨주려 했을 경우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은 멋사로부터 주당 50만원에 6000주(지분율 3%)를 사들였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5월 16일 ‘미래에셋 글로벌 유니콘 투자조합 2호’ ‘미래에셋 글로벌 유니콘 벤처투자조합 3호’를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은 같은 달 19일 ‘미래에셋 LG전자 신성장투자조합 1호’ ‘미래에셋 GS리테일 신성장투자조합 1호’를 통해 각각 3000주를 매수했다. 총 매매대금은 30억원이었다.
그러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들 거래 사이인 지난해 5월 17일 동일한 펀드를 통해 개인주주 박모씨로부터 반값인 주당 25만원에 2000주를 매수했다. 미래에셋캐피탈도 그해 5월 19일 같은 가격으로 2000주를 사들였다. 멋사는 개인주주보다 배나 높은 가격을 받고 주식을 판 셈이다. 멋사는 천재 해커로 이름을 알린 이두희씨가 대표로 있는 블록체인 및 IT 교육 기업이다.
법인과 개인주주에 대한 ‘가격 차별’이 있었지만 메타콩즈는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다만 비상장주식 거래 시 대주주와 개인주주 간 차별이 있더라도 보통 20~30% 차이에 그친다는 점에서 과도한 차별 거래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해 7월 메타콩즈 주식 거래 주체들이 합의한 주당 가격은 미래에셋이 멋사로부터 매수한 50만원에 비해 98% 떨어진 가격으로 결정됐다. 멋사가 기존 경영진이 보유하던 지분 48%가량을 7억원에 인수한다는 합의가 이뤄진 결과였다. 합의에 따른 지분의 주당 가격은 7302원에 불과했다. 이 합의는 이 대표와 메타콩즈 경영진 간 경영권 다툼 끝에 이뤄졌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투자사들과 멋사의 주식 매매 계약이 이뤄진 지난해 5월 중순은 테라·루나 사태가 벌어진 뒤 암호화폐, NFT 시장이 크게 위축된 때였다. 금융권에선 당시 메타콩즈 역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는 점에 비춰 기업가치가 ‘뻥튀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길 수 있는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있었다.
다만 두 투자사는 테라·루나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4월 투자 결정이 이뤄졌고 메타콩즈의 성장성이 반영된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당시 국내 1위 프로젝트였던 메타콩즈에 대해서 1000억원 이하 투자라면 괜찮은 딜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며 “한정된 투자금을 투입하다보니 멋사와 개인주주 간 매수 금액 차이가 발생했으며 이는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