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박영수 소환… 구속영장 청구 검토

입력 2023-06-23 04:04
연합뉴스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박영수(사진) 전 특별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2021년 11월과 지난해 1월에 이은 세 번째 검찰 조사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박 전 특검 요청에 따라 소환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사업 관련 금품을 약속받거나 수수했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박 전 특검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1월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컨소시엄에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 여신의향서를 발급했다. 검찰은 우리은행 역할이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약정받은 금품 규모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약정에 따라 (금품을) 받은 건지, 약정 없이 받은 건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2일과 20일 두 차례 박 전 특검의 측근 양재식 전 특검보를 조사했다. 검찰은 양 전 특검보가 대장동 일당에게 먼저 대가를 요구했으며, 이런 사실을 박 전 특검에게 보고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최근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등에게서 ‘양 전 특검보가 대가를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50억원의 실제 지급 여부도 확인하는 중이다. 검찰은 50억 클럽의 또 다른 멤버로 지목된 곽상도 전 의원 아들 퇴직금 사례와 유사하게 박 전 특검도 딸 A씨를 통해 우회적으로 자금을 수수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A씨는 2019~2021년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았고, 2021년 6월 대장동 아파트 한 채도 분양받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딸에게 지급된 자금 성격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여전히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두 차례 조사에서는 ‘정영학 녹취록’을 기반으로 조사를 했는데, 우리은행 관련 수재 의혹이 새롭게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추가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