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팬입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최고 경영 책임자(CEO)는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영우’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피지컬: 100’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언급했다.
그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에 참석했다. 공동 CEO로 임명된 후 첫 내한이다. 서랜도스 대표는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가진 나라다. 패션, 음악, 음식 등 다양한 요소가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묻어나면서도 정해진 공식은 없다는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창작 커뮤니티와 넷플릭스는 계속 파트너십을 이어왔지만 지금까지 한 건 앞으로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겉핥기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4년간 25억 달러(약 3조2352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며 이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발표한 금액의 약 2배”라고 강조했다.
이 투자금은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교육·발굴하는 데도 쓰일 예정이다. 서랜도스 대표는 “2022년에서 2025년까지 한국 시리즈·영화 5개 중 한 편이 신예 작가·감독의 데뷔작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한국에서 성장 의지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20세기 소녀’와 ‘독전’의 임승용 용필름 대표, ‘오징어 게임’의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 ‘지옥’과 ‘D.P.’를 제작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솔로지옥’ 시리즈의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가 함께했다. 김지연 대표는 “지난해 에미 어워즈에서 수상한 건 넷플릭스를 통해서 우리가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결실이자 수확이었다”며 “이런 어려운 격변기에 해외 글로벌시장으로 나갈 플랫폼이 있다는 것만 해도 제작자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작자, 창작자들과 좋은 관계와 적절한 보상, 선투자가 이뤄질 거라고 믿는다”며 “이 순환구조로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도 “(넷플릭스와) 수익 분배에 대한 고민이 창작자들에게 있는 것 같다”며 “제작과 창작의 여건을 위해서 수익 부분을 배가할 수 있는 고민을 같이하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넷플릭스 측은 창작자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후 넷플릭스가 막대한 수익을 거둔 반면 제작자들에겐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서랜도스 대표는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한 계약을 할 때는 IP가 사용될수록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서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계속해서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 프로듀서 파트너들이 더 잘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