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 ‘K.K.연탄길’이 개통됐다. 앞의 K는 코리아, 뒤의 K는 키르기스스탄을 의미한다. 태극기가 왼쪽, 키르기스스탄 국기가 오른쪽에 새겨진 기념 돌판에는 한글과 현지어로 “이 도로는 한국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이 샤드칸면 어린이들과 지역주민들의 이동과 등하교 편의를 위해 협력해 건설된 도로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주민들을 위해 평탄한 자갈길로 포장된 신설 도로는 6곳 총 길이 9550m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지난 14일 키르기스스탄 탈라스주 샤드칸면 은트막 투이토 마을에서 ‘K.K.연탄길’ 개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탄은행 관계자들은 지난 12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현지를 방문했으며 키르기스스탄 국회 방문과 탈라스주 오로 마을 석탄 지원, 오르토토코이 마을 통학버스 기증 전달식을 개최했다고 전했다.
허기복 목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키르기스스탄은 이웃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견주어 국민소득이 훨씬 낮고 겨울에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지기 일쑤인데 석탄에 의존해 난방해야 하는 어려운 지역”이라며 “13년 전 국민일보 연탄은행 나눔 기사를 보고 연락이 온 현지 선교사님을 통해 네트워크가 구축돼 연탄은행의 온정을 해외로도 이어왔다”고 밝혔다.
대륙의 여름은 뜨겁고 겨울 역시 길고도 혹독하다. 허 목사를 비롯한 연탄은행 관계자들은 탈라스주 오로 마을에서 석탄나눔 행사를 이어갔다. 35도의 뙤약볕 속에서도 주민들은 준비한 자루 한가득 검은 석탄을 담았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긴 겨울 난방을 위해선 석탄이 필수다. 허 목사는 “석탄 1t으로 가구당 혹한기 한 달 정도를 버티는데, 이게 평균 월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키르기스스탄 가계에 부담이 된다”면서 “석탄을 구하지 못해 폐타이어를 태우며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2005년부터 연탄은행 홍보대사로 섬겨 온 탤런트 정애리 권사가 동행했다. 현지 학교의 전자칠판 설치, 농수로 개보수 완공 현장 등을 둘러봤고, 마을 통학버스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연탄은행은 앞서 수도 비슈케크에 키르기스스탄 연탄교회도 설립했다. 허 목사는 “그곳에서 주일 오전 9시, 11시, 오후 1시 등 세 공동체가 공유예배당 형태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유경진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