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냉장고서 영아 시신 2구… 출산 뒤 살해 혐의 30대 긴급체포

입력 2023-06-22 04:04
사진=뉴시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내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1일 영아살해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한 뒤 곧바로 살해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남편 B씨와의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3명의 자녀를 둔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다시 임신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에 아기를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뒤인 2019년 11월에도 아기를 병원에서 낳은 뒤 병원 근처에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살해한 자녀 2명은 생후 하루 밖에 되지 않은 영아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아기들의 시신을 집 냉장고에 넣은 뒤 지금까지 수년간 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살해당한 영아의 성별은 남녀 1명씩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25일 복지부에 결과를 통보했다.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A씨가 조사를 거부하자 지난 8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 이날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했다.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진술했다. 남편 B씨는 “아내 임신 사실은 알았지만,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다. 낙태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