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비중 60%… 수소혼소발전 세계 첫 실증 성공

입력 2023-06-22 04:06
21일 충남 서산시 한화임팩트 대산 사업장에서 열린 '대산 수소터빈발전 실증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형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연료로 LNG에 친환경 연료인 수소를 절반 이상 섞어 발전기를 돌리는 국내 실증 시험이 성공했다. 연료 내 수소 비율을 이렇게 높이고도 실제 발전소를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대폭 줄어드는 결과물을 확인한 점도 실증의 성과로 꼽힌다. 다만 현재 수소 가격을 고려할 때 상용화 단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한국서부발전은 LNG 발전소를 구동하는 심장부인 가스터빈을 수소터빈으로 개조해 가동하는 실증 시험이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한화는 서부발전이 2017년 운영을 중단한 80㎿급 가스터빈을 인계받아 수소 연료 사용에 적합한 수소터빈으로 개조했다. 한화임팩트 대산공장 부지 내에 수소터빈을 돌릴 수 있는 발전소를 구축한 뒤 수소터빈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 결과 수소 비중을 더 높여가면서도 실제 발전소를 가동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놨다.


이번 실증은 수소 혼합 비율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한화 측에 따르면 최대 LNG 40.5%, 수소 59.5% 비중으로 구성한 연료로도 수소터빈 구동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LNG와 수소를 섞어 발전하는 ‘수소혼소발전’을 실증 중이지만 실험실을 제외하면 수소 비중이 50%를 넘은 사례는 없다. 지금까지는 미국 150㎿급 발전소에서 연료 내 수소 비중을 40%까지 높인 사례가 최대치였다.

수소 비중이 커질수록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량은 줄어든다. 수소 비중을 59.5%로 했을 때 기존 LNG 발전소 배출량 대비 22% 적은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이를 국내 전체 LNG 발전소에 적용할 경우 LNG 발전 부문에서만 연간 1600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LNG 발전소에서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2021년 기준 6600만t)의 24.2%가량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 역시 6ppm 정도만 배출됐다. 이는 환경부의 LNG 발전소 배출량 기준(20ppm)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혼소발전 상용화 시점으로 잡은 2030년보다 상용화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관건은 수소의 경제성이다. 현재 수소 가격은 적게는 LNG의 2~3배, 많게는 6~10배까지도 비싸다. 송용선 한화파워시스템 상무는 “수소 생태계가 구축되고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2030년쯤이면 경제성에 걸맞은 가격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산=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