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 종이 울리고….”
복음성가 ‘실로암’이 흘러나오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한미연합사 소속 8500여 장병들은 힘찬 추임새를 넣으며 박력있는 찬양을 이어갔다.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막을 올린 ‘제32회 6·25 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 현장 분위기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하거나 비대면 행사로 그쳤던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3년여만에 대면으로 개최되자 장병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수현(육군연무대교회) 병장은 “구국성회라는 행사를 말로만 듣고 참여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신나게 찬양 부르고 말씀을 들으며 성령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매년 6월 25일을 기점으로 열리는 기독장병 구국성회는 가장 큰 연례행사다. 정전 70주년인 올해는 행사 의미를 더했다. 한국군종목사단(단장 최석환 목사)과 한국기독군인연합회(회장 김승겸 장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올해 성회 주제는 ‘주 말씀 언제나 내 삶의 힘이라’로 23일까지 새벽과 오전·저녁집회로 이어진다. 한국군종목사단장 최석환(육군대령) 목사는 “올해 성회가 기독 장병들에게 하나님의 전신갑주와 말씀의 검을 체험하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도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와 안정, 복음 통일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서 ‘6·25 전쟁 73주년, 정전협정 70주년 한국교회 기념 예배’를 드렸다. 한교총은 예배 후 성명을 내고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 복음적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저출산과 기후 위기 극복,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서는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과 국민통합으로 남남갈등 해소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기념 예배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109명도 초청됐다. 다만 이들 대부분 나이가 연로한 만큼 초청자 중 30여명만 참석했다. 한교총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교총 대표회장인 이 목사는 “오늘 우리가 이렇게 감사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참전 용사분들이 전쟁터에서 자신의 젊음, 생명, 사랑을 희생해가며 이 나라를 지켜주셨기에 가능했다”며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 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리스도의 헌신을 배운다”고 전했다.
이날 예배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송홍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총회장이 설교하고, 공동대표회장인 권순웅 예장합동 총회장이 예배를 인도했다.
임보혁 기자 파주=글·사진 손동준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