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선(40·사진)이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로는 5번째 수상이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 수상자로 강미선과 중국국립발레단의 추윤팅을 공동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최고 여성 무용수상 후보로는 강미선과 추윤팅을 비롯해 파리 오페라 발레단 수석무용수 도로시 질베르,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엘리자베타 코코레바,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메이 나가히사 등 총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강미선은 올해 3월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유병헌 안무 ‘미리내길’에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과부 역으로 이번 상을 받았다.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1년 국제무용협회(현 국제무용연합) 러시아 본부에서 설립해 이듬해인 1992년부터 매년 세계 정상급 발레단의 작품을 심사해 최고의 남녀 무용수, 안무가, 작곡가 등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한다. 강미선에 앞서 한국인 수상자는 강수진(1999년), 김주원(2006년), 발레리노 김기민(2016년), 발레리나 박세은(2018년)이 있다.
강미선은 선화예중·고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 키로프 아카데미를 거쳐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 21년째 활동 중인 최장기 근속자다. 2013년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동료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결혼했고, 2021년 10월 아들을 출산한 후 5개월 만에 복귀한 워킹맘 발레리나다.
강미선은 “후보들이 워낙 대단한 무용수들이라 수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서 정말 영광”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창작발레를 세계 무대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에 녹아있는 한국 고유의 감정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춤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