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귀국 후 각종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은 이제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해 다시 뛸 준비에 나선다.
태극전사들은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대표팀 주장 이승원(강원 FC)을 비롯해 이영준, 김준홍(이상 김천 상무),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가 나왔다.
주요 화두는 앞으로 소속팀에서 경험할 치열한 출전 경쟁이었다. 선수들은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을 짧게 돌아본 뒤 “월드컵은 이제 끝났다”고 단호히 말했다. 당장 주말부터 소속팀 프로축구 K리그 경기가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배준호는 “좋은 성적을 거둬 행복하지만 지나간 일이다. 이제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도 새로 부임한 정정용 감독을 언급하며 “많은 경기를 출전해 감독님의 축구를 배우고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전했다.
이승원이 마주할 변화의 물결은 특히 거세다. 이번 대회에서 3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7개를 올려 브론즈볼까지 수상한 그는 아직 소속팀 강원에서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는 지난 19일 새로 부임한 윤정환 감독과 함께 팀의 반등을 다짐하며 출전 목표 경기 수를 5경기라고 밝힌 바 있다.
신출내기 이승원을 향해 동료들은 “K리그가 정말 쉽지 않은 무대”라고 입을 모았다. 출전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은 이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K리그 선배로서 “세계 무대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는 수준 높은 리그”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이승원은 “K리그의 벽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킥적인 부분은 두각을 나타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선수들은 대회 이후 가장 바뀐 점으로 부쩍 늘어난 팬들의 관심을 꼽았다. 이승원은 “월드컵 전에는 거의 무명 선수에 가까웠다”며 “이번 월드컵으로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끼리 똘똘 뭉쳤다. 실력으로 증명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같은날 대표팀 막내 김지수(성남)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의 러브콜을 받고 출국했다. 선수들 모두 그의 소식을 듣고 더 넓은 무대를 향한 꿈을 밝혔다. 같이 뛰고 싶은 선수로 배준호는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를, 이영준은 주민규(울산 현대)를, 이승원은 이강인(마요르카)을 꼽았다. 김준홍은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로 가서 바르셀로나의 테어 슈테겐 선수와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