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로, 대한민국 면적의 7배에 달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리더로 세우는 단체 ‘아프리칸리더십’ 조용문(아래 사진) 선교사는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감춰진 보물섬 같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조 선교사는 마다가스카르에서 13년째 사역하며 병원사역과 학교건축 및 교육사역, 농장사역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조용문 선교사를 지난 2일 서울 명동에서 아프리칸리더십 박주희 코리아대표와 함께 만났다.
조용문 선교사는 수도에서 340㎞ 떨어진 동쪽 해안지역에 거주하며, 2018년 12월 현지인 의사 부부와 함께 지역에 ‘베다니병원’을 오픈했다. 조 선교사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병원 설립을 두고 기도했다. 병원 설립을 위한 아무 준비도 없었지만, 의사만 있으면 현지인들을 위한 병원 설립을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 지역에 의사가 한 명도 없는 상황 등 현지인들의 의료서비스 필요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3년 동안 기도하던 차에 파브루스(Fabruce)와 이하시(Ihasy) 부부가 찾아왔다. 믿음의 부부는 각각 외과와 내과를 전공한 의료인으로, 수도의 대형병원에서 일할 수도 있었지만 조 선교사의 현지인 의료진을 양성한다는 비전에 감동해 함께하기로 했다.
병원은 빈 창고에서 시작했다. 조 선교사가 빚을 내어 얻은 창고에는 침대도 냉장고도 없었다. 병원 허가를 위해 찾아온 보건부 직원이 냉장고라도 있어야 병원 허가를 내주겠다는 말에 지역의 스위스 선교사로부터 소형냉장고를 잠깐 빌렸다.
조 선교사는 베다니병원을 오픈하기 직전까지도 “안된다” “하지말라”는 말을 무수히 들었다. 현지에서 선교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강력한 스폰서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마침 마다가스카르 내 타 선교단체가 운영하던 병원이 문을 닫아 수술 집기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었다. 아프리칸리더십의 협력 병원인 한국의 로이병원에서 앰블런스를 후원해 주었고, 미국과 스위스로부터 수술 장비도 받았다. 그렇게 병원의 모습이 하나둘 갖춰지기 시작했다.
베다니병원은 치료비가 타 국립병원보다 20~30% 저렴하지만 오픈 5개월 만에 자립에 성공했다. ‘먼저 사람부터 살리자’는 정신으로 운영하고 있는 베다니병원은 현재 외과를 비롯해 산부인과, 치과, 내과도 갖추고 내시경 복강경 수술도 할 수 있는 2차 병원으로 확장됐다.
조 선교사는 “베다니병원의 강력한 스폰서는 하나님이다. 100% 현지 의료인이 진료하고 현지인이 운영하는 현지인을 위한 병원”이라며 “앞으로 치과와 안과 장비를 마련해 현지인들에게 진료 혜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1997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엄영흠 선교사에 의해 시작된 아프리칸리더십은 마다가스카르뿐만 아니라 남아공,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내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서나 사역한다. 이를 위해 캐나다, 독일, 미국, 스위스, 싱가폴, 한국 등에 지부를 설립해 협력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칸리더십은 ‘아프리카로 꿈을 꾸게 하소서!’라는 표어 아래 ‘드림아프리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 ‘헬스케어’ ‘음식나눔’ 총 세 가지 영역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프로젝트이며, 교육을 위해 현재 아프리카 내 유치원 36개와 초등학교 19개를 설립해 성품 및 영어 교육을 펼치고 있다. 또 헬스케어를 위해 특별히 산간 오지마을에 48개의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다니병원과 협력하고 있다. 음식나눔을 위해 자체적으로 식사를 준비할 수 없는 10개 유치원에 아침과 점심을 제공하고, 먹거리를 구하지 못하는 지역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아프리칸리더십은 10년 전 위클리프선교회와 FJKM장로교단과 함께 마다가스카르 8개 언어중 5개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일을 시작했다. 10년 수고의 첫 결실로, 지난해 7월 베칠레우(Betsileo) 종족 방언으로 성경 번역이 완료돼 1만권을 중부도시 피아나란츄아(Fianarantsoa) 현지인들에게 전달했다. 오는 7월에는 북부 치메티(Tsimety) 종족 방언으로 번역한 성경 1만 권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번역 성경을 전달하기 위해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아프리칸리더십 박주희 코리아대표는 “성경을 손에 들고 춤추는 피아나란츄아 현지인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성경이 특정 종족 언어로 번역돼야 말씀이 친밀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아프리카 복음화를 위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