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6월 A매치에서도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경기 내내 흐름을 주도했지만, 막판 일격에 동점골을 헌납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후반 4분 황의조의 골로 앞서갔으나, 정규시간 종료 불과 3분을 남기고 세트피스로 실점했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로써 6월 A매치에서도 데뷔승을 거두지 못했다. 3월 A매치부터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선발진에 변화를 줬다. 높이가 낮은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장신 공격수 조규성(전북)이 선발로 나섰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페루전 후반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용우(울산)가 인종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나섰다. 좌우 풀백도 김진수(전북)와 설영우(울산)로 변화가 있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클린스만 감독의 예고대로 우선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 한국은 48계단 아래의 엘살바도르(75위)를 상대로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볼점유율 65% 대 53%, 슈팅 8개(유효슈팅 2개) 대 5개(0)로 앞섰다.
페루보다 전방 압박이 약한 만큼 후방 빌드업이 편해졌다. 2선에서는 이강인(마요르카)-황희찬(울버햄프턴)-이재성(마인츠)이 끊임없이 스위칭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이날도 돋보였다. 수비 2~3명을 끌고 다니며 상대를 휘젓는 이강인은 반칙이 아니면 막기 어려웠다. 좌우는 물론, 중앙선까지 내려가 상대 압박에 가담하는 등 종횡무진하며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을 빼고 황의조(서울)를 투입했다. 최전방에 황의조-조규성 스트라이커 2명을 둬 득점 의지를 확실히 했다.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이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황의조가 오른발로 받아 세 번의 짧은 터치로 한 바퀴 터닝하며 수비 2명을 따돌리고 슛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A매치 통산 17호골이자, 지난해 6월 14일 이집트전 이후 약 1년 만에 득점을 신고했다.
후반 25분 황희찬과 조규성이 빠지고 손흥민과 오현규(셀틱)가 투입됐다. 폼을 끌어올리던 손흥민은 후반 40분 수비 3명을 따돌리며 빈 공간의 오현규에게 패스를 찔러줬지만, 오현규의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갔다.
하지만 거세진 공격만큼 수비가 헐거워졌다. 결국 후반 42분 상대 프리킥에서 하이로 엔리케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알렉스 롤단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했다. 추가시간이 4분 주어졌지만, 한국은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