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맞벌이 가구와 1인 취업 가구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어린 자녀를 둔 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낮았다.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584만6000가구로 전년 대비 2만 가구 늘었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줄어든 맞벌이 가구 수는 2021년 회복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나타냈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1%로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자녀가 어릴수록 맞벌이 가구 비중이 작아졌다. 6세 이하의 막내 자녀를 둔 부부 중 맞벌이 비중은 47.5%였다. 반면 13~17세의 막내 자녀를 둔 부부 중 59.4%가 맞벌이였다.
어린 자녀를 둔 부부는 취업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7.6시간이었지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경우에는 37.0시간으로 짧아졌다.
자녀가 많을수록 맞벌이 부부 비중은 줄어들었다. 자녀가 1명인 가구의 54.3%는 맞벌이 가구인 반면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의 맞벌이 부부 비중은 48.0%에 그쳤다. 다자녀 가구의 육아 비용은 큰 반면 보육시설 부족 등 맞벌이 여건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맞벌이 가구의 구성은 달라졌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부부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 부부’가 다수였으나 그 이후는 코로나발 불황 탓에 그 수가 줄었다. 지난해 동거 맞벌이 가구 중 가구주와 배우자가 모두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84만2000가구로 전년 대비 3만6000가구 감소했다.
고용 호조 영향으로 1인 취업 가구 수도 늘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22만4000가구였는데 이 중 63.1%는 취업 상태였다.
1인 취업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1.2%는 한 달에 300만원 이상을 벌고 있었다. 이 비중은 전년 대비 높아진 반면 한 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1인 가구 비중은 낮아졌다.
1인 취업 가구 다수는 전문직에 종사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인 취업 가구의 23.9%인 109만 가구는 의사 교수 변호사 연구원 등이었다. 사무종사자는 75만3000가구로 전체 1인 취업 가구의 16.5%를 차지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