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 10년간 109조 투자”

입력 2023-06-21 04:03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태식 현대차 IR 팀장, 구자용 IR 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 사장, 김흥수 글로벌전략오피스(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030년에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2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109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중장기 전동화 핵심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를 가동한다. 다음달 출시하는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이 그 신호탄이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장기 미래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2023~2032년 전체 투자액의 33%에 해당하는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전환에 쏟아 붓는다. 올해 글로벌 판매량 33만대를 시작으로 2026 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계획이 실현되면 2030년 미국·유럽·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53%에 달하게 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2025년까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완성하고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차급에 상관없이 다양한 차종에 모터, 배터리, 인버터, 자율주행 등 핵심 전략 모듈을 공유할 수 있어 자동차 생산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이지만 2세대 플랫폼은 소형부터 초대형 SUV, 픽업트럭 등 다양한 차급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는 또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고 신규 전기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은 이미 500억~1000억원을 들여 생산라인을 변경해 전기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체코, 인도의 내연기관 공장도 전기차 생산라인을 갖췄다. 미국 조지아(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와 한국 울산(2025년 양산 목표)에는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운다.

현대차는 배터리 개발 역량도 끌어올린다. 향후 10년간 배터리 성능 향상과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등에 9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소재 수급, 배터리 설계·관리 역량 강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차량에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또 차세대 배터리 양산성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까지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는 중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기술력을 발전시켜 사람 중심의 혁신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헤리티지를 보유한 회사가 할 수 있는 가치”라며 “과거로부터 축적한 혁신 DNA인 ‘현대 모터 웨이’를 통해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