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화려한 액션 보여주는 애니 ‘스파이더맨’

입력 2023-06-21 04:03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스파이더맨이 슈트를 입고 활약하고 있다. 소니 픽쳐스 코리아 제공

“다들 내 이야기가 이미 정해진 것처럼 떠드는데, 내 이야기는 내가 쓸 거야!”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셔메이크 무어)는 이렇게 외친다. 2018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후속작인 이 영화에서 마일스는 스파이더 그웬(헤일리 스타인펠트)과 함께 멀티버스 세계 속 스파이더맨들을 만나며 악당 스팟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관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일스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10대다. 때론 부모님에게 혼나 외출금지를 당하며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어느 날 방사능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 능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는 다양한 유니버스 속에서 살아가는 개성 넘치는 스파이더맨이 280명이나 등장한다. 각 유니버스에 속한 스파이더맨들과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이끄는 미겔 오하라(오스카 아이작)는 강인한 존재다. 마일스와 멀티버스의 질서에 관한 신념의 차이로 대립한다. 그는 마일스가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얻은 것 자체가 멀티버스의 질서를 깨는 변수였다며 못마땅해한다. 마일스로 인해 모든 오류가 생겼고 스파이더맨 소사이어티가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겔은 마일스를 강제로 소사이어티에 붙잡아두려 하지만 마일스는 수많은 스파이더맨들과 대적하며 탈출한다.

지구-505101의 도시 ‘뭄바튼’에서 만난 스파이더 인디아(카린 소니)는 스파이더맨으로 인도 억양을 구사한다. 켐프 파워 감독은 지난 14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영화에는 많은 문화권이 포함돼 있다”면서 “관객들에게 ‘스파이더맨이 우리 동네에도 있을 듯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펑크록에 심취해있으며 반체제 기질을 지닌 스파이더 펑크(대니얼 칼루야), 바이크를 타고 걸크러쉬 매력을 보여주는 스파이더 우먼 제시카 드루(이사 레이)가 등장한다.

먼저 개봉한 북미에서는 전작보다 화려하고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시퀀스에 호평이 나왔다. 레고로 된 세계, 픽셀로 이뤄진 세계, 3차원 세계 등 다양한 유니버스를 보는 재미가 있다. 화면 위를 종횡무진 움직이며 뛰노는 스파이더맨들의 액션은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애니메이션이지만 한 편의 영화와 다름없는 짜릿한 액션감을 준다.

개봉을 하루 앞둔 20일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박스오피스 예매율 1위(26.4%)를 차지했다. 마일스의 더빙을 맡은 샤메익 무어는 “(이 작품은) 사랑과 용기를 보여주며 우리가 생각해야 할 도덕과 윤리, 삶을 살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감정을 조명해 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제작 과정에 한국인 제작진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박태현 모델링 슈퍼바이저, 벤 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이승희 수석 애니메이터, 지나 윤 VFX 라이팅·컴포지팅 아티스트가 생동감 있는 캐릭터와 배경,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상영시간 139분, 전체연령 관람가.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