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 가격 인하 권고에 대해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기에 기업 마진이 늘었는데, 기업들도 이제 원자재값 떨어졌으니 그에 맞춰서 고통을 분담해 달라는 정치적 말씀”이라고 말했다. 물가 전담 수장으로서 추 부총리 발언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는 석유류를 중심으로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말 이후 둔화하고 있으나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6·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8월 이후부터는 반등해 연말에는 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근원물가는 높은 외식물가 등 서비스물가 영향이 컸다. 한은은 “특히 외식물가의 경우 지속성이 높은 세부 품목의 비중(89.6%)이 커 서비스물가의 높은 지속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 물가 목표에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만 지금은 3%대로 가는 것도 확인해야 할 때”라며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