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보다 뜨거웠던 브루노 마스 공연 “아주 특별한 밤”

입력 2023-06-20 04:04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8일 브루노 마스가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안녕하세요, 한국. 안녕하세요, 서울. 한국에서 맞는 아주 특별한 일요일 밤입니다. 9년 만에 돌아온 이 곳에서 마음껏 춤추고 즐기는 여러분을 보고 싶습니다.”

커다란 왕관이 그려진 흰색 휘장이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브루노 마스가 외쳤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는 18일 히트곡 ‘24K 매직’과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올랐다. 그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27번째 주인공으로 한국을 찾았다.

첫 마디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브루노 마스의 대표곡들을 관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떼창했다. 브루노 마스는 코러스, 밴드와 함께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피네스’ ‘트레저’ 등 경쾌한 댄스곡이 이어지다 ‘빌리어네어’를 부를 때는 수준급의 기타 연주가 돋보였다.

‘콜링 올 마이 러블리즈’ 무대 도중엔 전화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한국말로 “보고싶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 가사를 한국어로 바꿔 노래를 부르는 재치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를 부를 때는 관객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로 무대 위의 브루노 마스를 비췄다.

공연이 후반부로 접어들고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메리 유’가 흘러나오자 2층과 3층 객석의 관객들까지 모두 일어나 환호했다. 솔로 피아노 연주와 함께 ‘리브 더 도어 오픈’ ‘그러네이드’ ‘나씽 온 유’ ‘토킹 투 더 문’ 등을 연달아 부르며 브루노 마스는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뽐냈다.

공연의 마지막 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저스트 더 웨이 유 아’였다. 9년 만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브루노 마스는 대표곡 ‘업타운 펑크’를 앙코르로 선사했다. 땅에서는 5만여 명이 다함께 춤을 추는 진풍경이, 밤하늘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브루노 마스는 공연을 마치며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하다. 하지만 곧 또 올테니 슬퍼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날 관객 입장은 공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였지만 서둘러 공연장에 들어가려는 관객들과 현장에서 취소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낮부터 올림픽주경기장 앞은 북적였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야구 경기,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콘서트도 겹쳐 잠실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체감온도 35도에 육박한 폭염으로 공연장 인근 편의점과 노점상의 얼음물이 바닥나기도 했다. 관객들은 선글래스와 모자, 양산 등으로 햇볕을 가렸다.

친구와 함께 콘서트를 찾은 직장인 이나영(32)씨는 “오랫동안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을 기다려왔다. 티켓 예매가 전쟁같았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최대한 시원한 복장을 하고 열을 식혀주는 냉각시트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간 열린 이번 내한 공연은 전석 매진되며 관객 10만1000명을 동원했다. 지난 4월 27~28일 진행된 예매에서 첫날은 45분, 둘째 날은 25분만에 티켓이 동났고 최고 동시접속자는 116만명에 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