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사생활 논란’ 황보승희 “탈당·총선 불출마”

입력 2023-06-20 04:03
연합뉴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황보승희(사진)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이 19일 국민의힘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황보 의원은 이어 “무엇보다 못난 부모의 일로 상처 입은 제 두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면서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원직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황보 의원은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 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황보 의원이 탈당을 결정하면서 오는 23일로 예정됐던 당무조사는 열리지 않게 됐다. 황보 의원은 지난 13일 당무감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당무조사를 결정한 뒤 당 지도부에 ‘주말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황보 의원 본인이 깊은 고뇌 끝에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황보 의원은 2020년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 구·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후보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동거 중인 부산 지역 사업가 A씨가 의원실 관용차·보좌진·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등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당내에선 총선 국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황보 의원을 향해 거취 결단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황보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은 112석으로 줄어든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