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뚫고 부흥한 교회학교, 세대통합·현장·가정예배 힘줬다

입력 2023-06-19 03:01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교회 부서는 교회학교다. 다음세대 사역자 사이에선 ‘팬데믹 후 교회학교 회복이 제일 더디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각 교단과 다음세대 사역자들은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다음세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사역에 매진하며 팬데믹 전보다 부흥을 일군 교회들이 있어 주목된다.

‘현장예배’ 강조한 메시지

지난달 5일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에서 어린이날 연합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놀라와' 행사의 공연 장면. 할렐루야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 교회학교는 팬데믹 후 9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교회학교의 정교한 시스템에 기인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장예배’를 강조한 메시지가 교회학교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뉴젠(다음세대) 디렉터 이중구 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5월부터 현장예배와 현장사역을 강조한 메시지가 강단에서 계속 선포됐다”며 “이와 함께 세대를 통합한 사역들을 진행했는데 여기에서 교회학교가 힘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뉴젠 사역자들은 교회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체적인 설문조사를 했다. 할렐루야교회가 지역내 성도에 국한된 교회가 아니다 보니 부모가 교회에 오지 못하면 학생도 나올 수 없는 환경임을 알게 됐다. 온라인예배의 실질적인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것도 드러났다. 뉴젠 사역자들은 김승욱 목사에게 부모와 자녀가 함께 현장예배를 드리도록 강조하는 지속적인 메시지를 요청했다.이런 상황이 반영돼 강단에서는 현장예배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가 선포됐다. 교회는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예배 송출을 줄이고 3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운동회 연합예배 등 현장사역을 강화했다.

교회학교 부흥의 중요한 원인으로 동아리 사역도 꼽힌다. 이 목사는 “영화 스포츠 뷰티 등을 주제로 한 동아리 사역을 진행해 학생들이 교회에 친구를 초대하고 친밀한 교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가정예배’ 돕는 다양한 콘텐츠

서울 새로운교회가 기획한 유튜브 '패밀리필그림투어'의 한 장면. 새로운교회 유튜브 캡처

서울 새로운교회(한홍 목사) 교회학교는 팬데믹을 계기로 오히려 성장했다. 팬데믹 이전 1000명 정도 출석하던 교회학교는 현재 1200여명이 출석한다. 건물이 없는 이 교회는 다른 교회에 비해 좋은 영상 장비를 갖추지 못한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팬데믹 후 발 빠르게 온라인예배를 송출했다. 아울러 교회는 각 가정에서 교회학교 예배를 드리도록 연령대별 온라인예배를 기획했다. 또 선교유적지를 탐방하도록 안내하는 ‘패밀리필그림투어’, 좋은 기독교 영화를 보며 대화하도록 한 ‘홀리무비나잇’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했다. 뉴젠 본부장 이성훈 목사는 “가정에 예배가 끊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영상들은 성도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다. 전도의 수단으로도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세대통합’ 사역, 교육부서 전폭 지원

서울 청암교회 청년부원들이 부활주일인 지난 4월 9일 대예배에서 특송을 부르고 있다. 청암교회 제공

73년 역사를 지닌 서울 청암교회(이정현 목사)는 팬데믹 때만 해도 고령화된 ‘그레이 처치’였다. 그런데 팬데믹 후 최근 3년 만에 그레이 처치에서 ‘젊은이 중심’의 교회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교회는 교회학교 교육부서를 통폐합해 부서 역동성을 강화했고 교육부서에 전임 교역자를 세웠다. ‘세대 통합’을 이루는 교회 교육 등도 진행했다. 특히 청년부 예산을 대폭 늘려 사역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정현 목사는 “이런 사역을 진행하니 청년들은 교회가 (다음세대와) 청년에게 비전이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며 “교회 성도들은 최근 청년들로 인해 역동적으로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행복해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성세대의 희생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청암교회 사례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에 소속된 서울포럼이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중앙교회(최식 목사)에서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제13회 포럼에서 발표됐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