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잠 못들 만큼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다. 처음이 주는 흥분과 두려움을 스스로 들여다보니 서툴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크게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했다. 처음 목사가 되었을 때, 처음 예배를 인도할 때, 처음 축도할 때, 처음 개척을 했을 때, 처음 성찬을 했을 때 등 경력이 없다 보니 서툴고 익숙함 없이 날 것으로 해야 하는 부담감이 참 컸다.
선배 목사님들의 강의와 조언을 듣고 개척할 때 건물을 임대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개척했다. 공간 임대 비용 아낀다고 끝이 아니다. 예배 처소를 마련했다고 예배가 절로 드려질 리 없다. 예배 준비를 위해 필요한 품목들을 하나씩 적어보다가 손목에 쥐가 날 뻔했다.
접이식테이블 테이블보 볼펜 헌금함 헌금바구니 헌금봉투 성경책 성찬기구 등 필요한 것들이 나이아가라 폭포수 쏟아지듯 흘러나왔다. 부교역자 시절 교회에 익숙하던 풍경, 당연하게 비치돼 있었던 비품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를 하려고 보니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 따로 없었다.
‘이게 이렇게 비쌌나?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처음 자취방을 얻고 장 보러 갔을 때 현타가 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다행히 하나님께선 개척자에게 필요한 동역자를 늘 곁에 보내주신다. 다이소 이케아 모던하우스 등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품질의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곳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헌금함은 다이소, 웰컴 테이블 소품들은 이케아, 각종 문구류와 테이블보 등은 모던하우스가 책임져줬다. (※전체 내용은 더미션 홈페이지(themission.co.kr)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이영은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