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통신학에 뿌리 내리되 과학적 방법론 적극 활용해야”

입력 2023-06-20 03:03 수정 2023-06-20 12:50
이광복 흰돌선교센터 대표가 최근 유튜브 ‘흰돌선교TV’에서 삼위일체와 과학신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흰돌선교센터 제공

1080권. 한 명의 목회자가 40여년간 펴낸 책의 합계다. 주인공은 흰돌선교센터 대표 이광복 목사. 국내 종말론 신학 권위자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10월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신학대전)을 내놓았다. 전체 200권 5만여쪽 분량에 달하는 신학대전은 신학 분야의 통합, 신학과 과학을 융합한 초유의 저작이다. 이 목사는 특히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성경 진리를 입증했는데 이는 탈종교·반기독교 시대를 향한 호소력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세기 미국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과학철학자였던 버나드 램이 '과학과 성경의 대화'(IVP)를 통해 밝힌 것처럼 지금은 과학과 성경의 통합 가능성을 다각도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목사로 광신대 교수를 지낸 이 목사는 퇴직하기까지 설교학과 요한계시록을 가르쳐왔다. 교수 시절 모든 월급을 선교비로 바쳤고 평생 무료로 목회자 세미나를 진행했다. 지금도 유튜브 채널 흰돌선교tv와 오프라인 세미나에 목회자 재교육에 힘쓰고 있다. 제12회 국민미션어워드 '신학' 부문을 수상한 이 목사를 지난 7일 경기도 구리 선교센터에서 만났다.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크게 3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1부는 ‘21세기 삼위일체론’으로 교부신학의 완성자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 교리를 21세기 안목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개인적 연구로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2부는 ‘21세기 기독교강요’로 개혁신학 최고 성과인 장 칼뱅의 ‘기독교강요’를 21세기 관점에서 발전시켰습니다. 3부는 ‘21세기 삼위일체론을 열고 전하는 5가지 분야’로 청교도 신학 완성자인 조너선 에드워즈의 신학과 목회 전반의 연구를 계승, 발전시켜 완성했습니다.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은 서구 정통신학을 기반으로 21세기의 안목에서 새롭게 정리하고 발전시킨 신학적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특별계시인 성경과 더불어 21세기의 주도적 성과인 과학을 융합해 이 시대 교회와 신학, 목회를 위해 저술했다는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요한계시록 종말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위일체신학대전과 계시록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저는 1985년부터 계시록 연구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런데 종말론 관점이 역사적전천년설 무천년설 후천년설 세대주의전천년설 등 4대 학파로 나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되었고 이를 성경적으로 통합하고자 힘써왔습니다. 그 결과 2010년 ‘계시록 통합신학’을 완성했고 이 외에도 종말론 관련 저서들을 50여권가량 저술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계시록 연구는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 안에서 ‘성자론 중 예수님 재림’ 부분에 포함돼 있으며 삼위일체통합신학 전체와의 유기적 관련 속에서 깊이 연구했습니다.”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의 핵심엔 21세기 과학과 신학의 융합이 있습니다.

“저는 2000년 서구 정통신학의 위대한 공헌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서구 신학에서 전제돼야 할 사실은 서구 신학이 철학적 인식론의 방법을 활용해 신학을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성경을 상세히 볼 수 있게 하고 역사적·문법적·합리적·논리적 방식으로 성경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는 인식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21세기는 과학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프린스턴신학교 총장이었던 찰스 하지, 프린스턴신학교 성경신학 교수 게할더스 보스가 역설한 것처럼 계시 이해는 점진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신학 방법론도 그렇습니다. 21세기는 일반계시인 과학을 십분 활용해야 합니다. 영국 성공회 사제이면서 케임브리지대 양자물리학 교수였던 존 폴킹혼은 우주의 궁극적 자연 법칙과 만물의 근원이 양자물리학의 최첨단인 초끈이론이 아니라 삼위일체론이라고 그의 책 ‘양자물리학 그리고 기독교 신학’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저는 2006년부터 과학을 집중 연구하게 되었고 2008년부터 성경과 과학을 통합, 융합해 성경 과학 저서들을 본격적으로 출간했습니다.”

-기독교 신학과 신앙에서 왜 과학이 중요합니까.

“로마서 1장 20절은 자연 만물에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이 분명히 보여 알려졌다고 말합니다.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자연 세계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입증합니다. 다시 말해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설명하는 원리입니다. 칼뱅도 ‘기독교강요’에서 ‘과학은 하나님의 선물이다.…이런 학술을 통해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이 태만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천문학이나 의학, 또는 일체의 자연과학을 다소나마 수학한 사람들이라면 그 도움으로 하나님 지혜의 비밀을 보다 더 깊이 통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너선 에드워즈도 당대 과학에 대한 확고한 이해, 신학과의 통합을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저도 같은 입장에서 과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저는 한국교회가 서구 정통신학에 뿌리를 내리되 신학의 방법론으로 과학을 적극 활용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습니다. 21세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5세기 교부신학, 16세기 개혁신학, 18세기 청교도 신학의 안목에만 머물러 있다면 교회를 향한 세상의 도전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성경 진리를 굳게 지키면서, 동시에 과학과의 통합을 시도해야 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미천한 종이지만 일생을 다해 삼위일체통합신학대전을 완성했습니다. 부디 이 결과물들이 널리 보급돼 교회를 든든히 세우면서도 동시에 복음이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누구든 사용할 수 있도록 대부분 자료를 흰돌포털(hindol.com)에 담아두었습니다.”

구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