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경영평가해임·경고 17곳… 대대적물갈이 예고

입력 2023-06-17 04:03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지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 평가 결과 5명의 기관장에게 해임 건의가, 12명에게 경고가 내려졌다. 기관장 5명 해임 건의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20년에는 기관장 4명에게, 2021년에는 1명에게 해임 건의가 내려졌었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됐던 ‘알박기’ 인사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를 의결했다. 추 부총리는 “과거의 온정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엄격히 평가했다”면서 “공공기관 혁신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아주 미흡(E)’이나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아 기관장 해임 건의를 받은 보훈복지의료공단과 건강증진개발원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5곳은 모두 전임 정부 때인 2021년 임명됐다. 경영 실적이 미흡했거나 사망 사고 등 중대 재해를 일으켜 기관장 경고를 받은 강원랜드 등 12곳의 경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제외한 11곳이 전임 정부 인사다.


이에 따라 수장 자리가 비게 될 공공기관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기준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 등 24곳에 이른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20곳은 임기를 마친 기관장이 임시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27곳이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에 대해 윤석열정부 정책 방향을 반영,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10점에서 20점으로 대폭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내 빚더미에 오른 한국전력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한전과 함께 재무 상태가 나빠진 에너지 공기업 여러 곳도 등급이 줄줄이 하락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 ‘탁월(S)’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양호(B)’로,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은 ‘우수(A)’에서 ‘보통(C)’으로 내렸다.

공운위는 재무 상태가 특히 나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석탄공사 남동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9곳에 대해 임원과 1·2급 직원의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했다. 한전은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운위는 또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낸 가스기술공사와 광해광업공단 방송광고진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6곳 임원진에 “성과급을 자율 반납하라”고 권고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