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능력 중심의 민심 공천”을 이뤄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받는 ‘검사 공천’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인 15일은 2024년 4월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정확히 300일 앞둔 날이기도 하다”면서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은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진영논리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올바른 인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등 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은 흔들림 없이 결연히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듯 “그때그때 시원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김이 빠지면 맹물만도 못한 ‘사이다 정치’를 추구하지 않고, 은근하고 끈기 있게, 차근차근 숙성시키면서 좋은 맛과 향기를 내는 ‘와인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가 험지 출마하거나 불출마 결단을 내릴 생각이 없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가장 유효 적절한 시기에 우리의 선택과 판단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며 “‘선당후사’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그 과정에서 잊지 않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김 대표가 취임 이후 100일 동안 국민의힘을 안정적으로 이끈 대목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 대표는 40차례가 넘는 당정협의회를 열며 당·정 협력에 주력했다. 또 ‘연포탕’(연대·포용·탕평)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내 혼란을 잘 수습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다만, 외연확장에는 물음표가 여전히 따라붙는다. 김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잇따른 악재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에서 정체돼 있는 점도 과제다. 김 대표는 최근의 여론 흐름에 대해 “진영정치가 강고해지면서 정치가 너무 양극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여론조사 결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100일 기념 지도부 만찬을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식당에서 가졌다. 김 대표는 “여기 영업하시는 분들이 코로나 때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한다”며 “정치에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데, (민주당이) 금도를 넘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현수 박민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