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택시가 타다 인수전에서 이탈했다. 인수·합병(M&A) 협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후보는 스윙, 포티투닷, 우티로 좁혀졌다. 하지만 남은 세 회사도 인수설을 부정하거나, 인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토스의 타다 매각이 차질을 빚는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택시(운영사 진모빌리티)는 타다 인수 협상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신생 사모펀드(PEF)인 오션프론트가 맡았던 투자금 1000억원 유치에 차질이 생긴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전해진다. 아이엠택시의 외부 자금 조달은 거래의 전제조건이었다. 타다 관계자는 “아이엠택시는 (타다 인수 협상에서) 정리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후보군에는 스윙(운영사 더스윙), 포티투닷(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회사), 우티(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가 남게 됐다. 시장에서는 스윙이 유력한 후보라고 본다. 다만 스윙도 아이엠택시와 비슷한 자금조달 문제를 안고 있다. 스윙은 지난 3월 타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 후 직영차량을 늘리겠다는 사업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최대 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스윙 관계자는 “우리는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유동 현금도 약 2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금조달은 큰 문제가 아니다. 다만 웃돈을 주면서까지 제값보다 비싸게 타다를 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타다의 모회사인 토스와 여러 현안을 놓고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타다 인수와 관련해 그 무엇도 확정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스윙은 타다의 사업 영역인 ‘프리미엄 밴’에 진출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스윙 측은 “최근 이륜 모빌리티인 오토바이 사업 진출을 마무리했다. 이제 사륜으로 갈 단계라고 보고 프리미엄 밴, 차량 공유, 대리운전 등 시장 진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티투닷, 우티의 타다 인수 가능성은 스윙보다 낮은 편이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지난 7일 “(타다 인수설은)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고 못을 박았다. 협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포티투닷이 공식적으로 타다 인수 의사를 밝혔던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인수 의사가 있었지만, 현재는 발을 뺐다는 것이다. 우티는 주주 간 의견 차이로 인수 추진동력이 약하다. 티맵모빌리티(우티 지분 49% 보유)는 타다 인수를 원한다. 반면 우버(지분 51% 보유)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잠재적 인수자로 떠올랐던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철수하거나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토스의 타다 매각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와 타다 쪽에서 원활한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자꾸 협상 관련 정보를 흘린다는 의심의 시선도 있다”고 전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