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논란’ 속 민주 의원들 추가 방중 “발언 한마디에 교류 끊겨선 안돼”

입력 2023-06-16 04:07
더불어민주당 방중단의 박정 의원이 15일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막말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1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추가로 중국을 방문했다. 싱 대사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내놓은 ‘내정간섭’ 발언으로 한·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와중에 민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방중한 것이다. 방중단은 싱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중 교류를 위한 방문임을 강조했다.

민주당 도종환 박정 김철민 유동수 민병덕 김병주 신현영 의원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이 지난 12일 중국을 찾은 데 이은 추가 방중이다.

민주당의 ‘중국통’인 박 의원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 대사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면서도 “주한 중국대사 발언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양국의 우호적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면서 “혹시 중국 측에서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발언이 제기된다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중단은 오는 18일까지 중국에 머무르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교육과학문화보건위원회 주임위원과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 등과 면담하고 티베트 국제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초청에 따른 방문으로, 비용은 중국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의원은 “한·중 간 문화·관광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중 관계 악화 속에 야당 의원들의 방중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 민주당은 윤석열정부가 한·중 관계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방중을 두둔했다.

정성호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가 의전서열 8번째인 야당 대표가 국장급 대사를 만났다고 폄훼하면서 대통령이 비판하는 것은 격이 안 맞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라도 가서 중국과의 접촉 라인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도 “이럴 거면 차라리 중국과 단교를 선언하라”면서 “사고는 대통령이 쳐놓고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야당 의원들에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주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위안스카이를 소환하며 중국의 내정간섭을 비난했다”며 “왜 윤 대통령은 이토 히로부미의 조선 침탈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