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해체라는 최악의 결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5일까지 말미를 달라는 요청을 프로농구연맹(KBL)이 수용했음에도 달라진 것 없는 모습으로 끝까지 신뢰를 저버렸다. 선수단 거취 등 여러 과제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관계자 보호 및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KBL은 16일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한다. 핵심 안건은 고양 데이원의 구단 자격 유지 여부다.
데이원이 다음 시즌에도 프로 구단으로 존속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극도로 희박하다. 2022-2023시즌 내내 돈 문제로 물의를 빚었고, 선수단과 직원들의 4~5개월 치 월급을 체납하면서 생계에 실질적 지장을 미쳤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소속 선수들과 KBL, 나아가 팬들과의 약속을 어겼다. 당장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도 박노하 경영총괄대표와 정경호 단장 등이 자리해 사태 해결 의지를 드러냈고 2주의 말미를 얻어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구단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장 큰 쟁점의 하나는 선수들의 거취다.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이원 팬들은 우선 선수단 전원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부여한 다음 계약에 이르지 못한 선수들을 드래프트 형식으로 다른 9개 구단이 데려가 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로 원치 않게 은퇴에 이르는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16일 총회에서 곧바로 선수단의 거취가 정해질 가능성은 작다. KBL 핵심 관계자는 “시나리오별로 준비를 하는 중으로 안다”면서도 “일단 (16일) 의결한 뒤에 구체적인 사항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돈 문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원론적으론 임금을 지급해야 할 데이원이 책임지고 마무리해야 하지만, 일부 팬들은 KBL이 선제적으로 선수 보호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는 결국 이번 사태의 궁극적 책임을 묻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최초에 데이원을 리그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지금껏 자격을 유지하게 둔 KBL도 현재 벌어진 총체적 난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주어진 여유는 많지 않다. 거취든 돈이든 한시라도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새 시즌 시작까지 넉 달 남짓 남았고 이미 공식 훈련을 시작한 구단도 있다. 더 미뤘다간 정상적인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