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서울현충원 ‘호국보훈 성지’로 재창조”

입력 2023-06-16 04:04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정책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훈부 제공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립서울현충원을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처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즐겨 찾을 수 있는 ‘호국 보훈의 성지’로 재창조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정책 설명회에서 “국립묘지가 365일 중 현충일 하루만 반짝하고 나머지 364일은 사실상 방치돼 온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국립묘지를 호국의 성지일 뿐 아니라 시민들이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서울현충원 재창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건축·조경·도시계획·생태·교통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달 말까지 자문위 회의와 대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재창조 기본구상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과 협의해 서울현충원의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알링턴 국립묘지의 공연장이나 영국 국립묘지의 수목원 사례처럼 서울현충원을 문화복합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되, 호국 성지에 걸맞은 경건함은 잃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는 서울현충원과 용산 호국보훈공원, 광화문을 연결하는 ‘호국 역사로드’ 조성도 추진키로 했다.

박 장관은 보훈정책 연구와 콘텐츠 개발을 담당할 ‘보훈정책개발원’ 설립도 추진 중이다. 보훈정책개발원은 경기도 수원에 설립될 예정이다.

박 장관은 보훈부가 2019년부터 진행 중인 독립유공자 공적 전수조사 사업과 관련해 친일 논란 등이 제기되지 않도록 조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가짜 유공자 논란은 민족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고, 단 한 명의 가짜 독립유공자도 용납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15년이 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에 대해서도 일본 측과 적극 협의해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장관은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 등을 고려하면 안 의사가 어디 묻혀 계신지에 대한 자료가 일본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