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 운동과 더불어 제자 운동도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 절실히 들여다 봐야 할 가치다. 영국 성공회 사제인 데이비드 왓슨의 ‘제자도’(Discipleship)는 특별히 순종 섬김 고난의 측면을 강조한다. 1981년 영문으로 저술됐고, 한국에선 두란노서원을 통해 1987년과 2004년 그리고 올해 세 번째 번역 개정판이 나왔다. 공동체에 기반을 둔 제자 양육의 바이블로 불리는 고전이다. 예수님을 알아가며 그분을 사랑하며 헌신을 다짐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왓슨은 탁월한 설교자이자 신학자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세인트존스칼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케임브리지 기독교연합에서 회심을 경험한 뒤 복음주의 성공회 신학교인 리들리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켄트주 질링엄의 조선소 노동자, 케임브리지의 대학생, 요크 교구 성도들을 위해 사역하며 교회를 수십 배로 성장시켰다.
왓슨은 책에서 주님이 먼저 우리를 제자로 부르셨다고 밝힌다. 이때 두 가지 유혹이 발생하는데 첫째는 야망, 두 번째는 자기연민의 감정이다. 성경에서 제자들은 몇 번씩이나 자기들 중 누가 더 큰가를 두고 논쟁한다. 이에 예수님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한다.(마 20:26~27)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 때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섬김의 정신을 몸으로 보이신다.
복음주의 신학자 제임스 패커는 “데이비드 왓슨의 글은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단순함의 모범을 잘 가르쳐 준다”고 평가했다. 패커는 영국 성공회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캔터베리 대주교로 불리는 윌리엄 템플의 기도도 소개한다. “나를 단순하게 만드신 하나님, 내가 더욱 단순하게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를 단순하게 따르는 제자로서의 삶을 강조하고 있다.
복음주의의 위대한 지성으로 불리는 존 스토트의 ‘제자도’(The Radical Disciple)도 참고할 만하다. 세계가 인정한 영적 지도자로서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 이전 제1차 대회에서 로잔언약(1974)을 입안한 이가 바로 스토트 목사다. 스토트 목사가 구순의 나이에 저술한 생애 마지막 책이 바로 ‘제자도’다. 제자 훈련을 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도움이 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