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오염 물고기 장기 섭취 시 발암”… 韓 총리 “기준 이하 땐 안전”

입력 2023-06-15 04:07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안내견 ‘조이’와 함께 발언대에 올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장애인 정책 예산 확대를 요청했고, 한 총리는 “최대한 확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4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 등을 두고 정부와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은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가 12, 13일 이틀 연속으로 “과학적 기준을 갖춰 정화된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공격을 이어갔다. 남인순 의원은 “총리는 한 번 마시면 되지만 후쿠시마 앞바다와 태평양의 물고기들은 30년 동안 마셔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제가 마실 수 있다고 했더니 어민을 협박하는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저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며 “775개 정도의 핵종에 대해 개인이 연간 1밀리시버트(mSv) 이하로 노출된다면 안전하다”고 답변했다.

남 의원이 ‘오염된 물고기를 장시간 섭취하면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어족을 200g씩 1년 365일을 먹었을 때 인간이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한국의 생선 소비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은 “20~30대 젊은 세대와 어린이에게도 기준에 맞다면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고 말씀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더 정상적일 때 마시는 물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1500베크렐(㏃) 물을 마시라고 권하겠느냐”며 “하도 안전하지 않다는 분들이 많아서 마시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은 “자살골 넣는 발언이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총리와 젊은 세대의 기대 수명은 상당히 차이가 많다”며 “과학적 검증은 보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의원이 2010년 국가정보원의 ‘방송사 지방선거 기획단 구성 실태 및 고려 사항’ 문건에 이동관 특보가 관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고 의원은 “(문건에) ‘방송사 선거기획단에 좌편향 기자들이 침투, 과열 혼탁 선거가 우려돼 경영진에 대한 주위 환기 및 실효성 있는 제재 강구로 건전보도 유도’라는 문구가 있다”며 “건전보도가 뭐냐”고 물었다. 또 “‘선거방송심의위원 추천 시 좌편향 시민단체 및 특정 방송사 관련자 배제’라고 쓰여 있다. 이런 게 블랙리스트 아니냐”고 따졌다.

한 총리는 “국회법에 보면 48시간 이전에 질의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데, 전달된 바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한동안 질의가 중단됐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