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상속세 경쟁국 비해 불리… 대폭 낮춰야”

입력 2023-06-15 04:06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 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 소장, 이경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원윤희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손 회장, 안경봉 국민대 교수,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총 제공

경영계와 학계가 법인세와 상속세율을 대폭 낮추는 방향의 조세 개편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 토론회를 열고 법인세 최고세율과 상속세율 인하를 요구했다. 손 회장은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세제 지원도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다. 미국은 21%, 일본은 23.2%, 대만은 20%다.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은 22%다.

주제 발제자로 나선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율을 20% 단일세율 체계로 개편하고 최저한세제 합리화, 연구 개발(R&D) 조세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법인세제는 기업 실적에 따라 등락이 큰 법인세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이 크다. 복잡한 법인세율 체계와 높은 실효세율로 투자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비합리적인 조세특례제도로 경제 전반의 효율적 성장을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율도 낮춰 달라고 제안했다. 안경봉 국민대 교수는 “상속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 합계를 비교하면 일본에 이어 2위”라며 “현행 상속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5%로 하향 조정하고, 과세구간을 줄여 세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최근 한 기업인의 유족들이 높은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이를 주식으로 납부하면서 정부가 2대 주주가 된 사례가 있다. 과세방식을 유산세 방식에서 개인의 납세능력에 따라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총은 세제개편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