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모습이 왜이래?”… 새 영정에 남원시 ‘시끌’

입력 2023-06-15 04:06
지난달 공개된 김현철 작가의 새 춘향 영정, 1961년 제작된 김은호 작가의 영정, 1931년 강신호 임경수 작가의 첫 춘향 영정(왼쪽부터). 남원시·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제공

친일 논란에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전북 남원이 다시 시끄럽다. 새 춘향 영정이 중성적 외모의 40∼50대로 보여지는 등 많이 어색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시 그리거나 기존 영정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춘향제에 앞서 새 춘향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새 영정은 남원시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했다. 김현철 작가가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그렸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김 작가는 “새 춘향 영정은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5월 단오일을 맞아 몸 단장한 채 그네를 타기 위해 나오는 17살 안팎의 18세기 여인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원의 여고에서 추천받은 여학생 7명의 모습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5개 단체가 모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14일 성명을 통해 “새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로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또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강경식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대표는 “새 영정은 남원 춘향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억지 춘향’”이라며 “첫 영정을 복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남원시는 김은호 작가가 1939년 그렸다가 유실돼 1961년 다시 그린 춘향 영정을 2020년 9월 철거했다. 친일 인사였던 김 작가의 작품이어서 교체 여론이 컸다. 첫 춘향 영정은 1931년 강신호·임경수 작가가 그렸다.

남원=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