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도 있는데… 女 찜질방에 성전환 수술 안 한 트랜스젠더 출입 허용하라고?

입력 2023-06-15 03:02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여성 전용 찜질방이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손님의 입장을 허용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14일 미 뉴욕포스트 등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시애틀 지방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여성 전용 찜질방인 올림푸스 스파 측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고 운영 규정 중 ‘생물학적 여성 전용’ 문구를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스파 측은 ‘고객의 안전과 법적 보호 및 웰빙을 위해 트랜스젠더 손님은 성전환 수술을 한 경우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자체 규정을 준수했다.

바버라 제이컵스 로스테인 판사는 “여성 전용 스파라 해도 출입 대상을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제한하는 것은 차별금지법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올림푸스 스파는 한인 가족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찜질방으로 목욕할 경우 옷을 입지 않는다.

올림푸스 스파 측은 2020년 1월 트랜스젠더 운동가 헤이븐 윌비치(사진)가 회원 등록을 시도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스파 측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아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윌비치에 대해 규정에 따라 회원 등록을 거부했다. 그러자 윌비치는 워싱턴주인권위원회(WSHRC)에 진정을 제기했고 WSHRC는 이듬해 3월 스파 측에 ‘생물학적 여성 전용’ 문구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스파 측은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지만 시애틀 지방법원마저 윌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올림푸스 스파 이명운 대표는 과거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WSHRC 결정에 대해 전통적 기독교 가치관에 배치되고 고객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부당함을 호소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미성년 여성 고객들이 남성 성기에 노출되면 우리가 도리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